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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헤럴드 경제 - 나도선(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 2009-02-19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2569

당면과제인 원전수거물 사업의 홍보일환으로 본 협회에서는 사회 Opinion 리더 및 회원들의 언론기고문을 수집하고 있다. 그 첫 번째 기고문으로써 한국과학문화재단 나도선 이사장의 ‘원전수거물과 과학문화’를 헤럴드 경제(8.4)에 게재한 바 있다.

다음은 기고문 전문임.



「헤럴드 포럼」원전수거물관리시설과 `과학문화`
나도선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

오늘날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기계의 발달은 인간의 노동으로 해결해야 할 일을 덜어줬고, 통신의 발달은 외국에 있는 친지와도 서로 안부를 물어가며 지낼 수 있게 하는 등 시공간적인 거리를 단축시켰으며, 생명과학과 의학의 발달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켰다.
한편 과학기술의 발달은 밝은 빛과 함께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드리우고 있다. 기계의 발달은 운동부족이 초래하는 문화병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왔고, 통신의 발달은 상대방을 생각하며 절제된 언어로 감정을 표현하던 편지라는 아름다운 통신수단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사실 문명의 이기로 편리함을 얻은 대신 환경오염에 의한 생태계 파괴, 재해 발생, 인간성 상실이라는 문제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게 오늘날 인류의 모습이다. 하지만 얻는 열매가 더 크기에 우리는 잃는 것을 감당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사회적 논쟁거리를 넘어 심각한 갈등요소가 되기도 한다. 원자력 관련 기술도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사회간접자본을 형성하고 있는 거대 기술로서 개인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간다고 느끼기도 힘들뿐더러 혜택이 편중되기도 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기술의 보급 과정에서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이유이다.

식량 해결에만 급급했던 시절에는 환경문제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래서 원자력이 어떤 부산물을 발생시키는지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원자력뿐만 아니라 환경문제 전반에 관심을 두게 된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은 다행스럽고 한편 고맙기도 하다. 개발도상국 시절의 일차적인 고민이 아니고 선진국들이 하고 있는 고급스런 고민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자력은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전원구성상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에너지원으로서 그 어느 기간산업 못지않게 큰 기여를 해왔을 뿐만 아니라, 경제상황이나 대체에너지 개발 현황을 볼 때 앞으로도 상당 기간 원자력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큰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에너지원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어쨌든 원자력발전과 부산물 처리문제는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원전수거물관리시설 부지 확보 문제로 오랫동안 갈등을 겪는 여러 사태를 보면서 우리가 경제성장을 하면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일들이 경제성장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발전과정에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것이라면, 이제는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왔다고 여겨진다.
때마침 지난 2월에는 19년 동안 최장기 미해결 국책사업인 원전수거물관리시설 확보를 위한 각종 지원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이어 지난달에는 원전수거물관리시설 부지선정 절차, 기준 및 지원책을 마련해 현재 후보지를 공모 중이다. 후보지역을 대상으로 부지 안전성, 생태 및 문화재 보호구역 등 사업추진 여건 등을 고려하되, 무엇보다도 절차적 정당성을 통한 주민의 수용성이 부지선정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한다.
이제 우리는 원자력이라는 과학기술을 이해하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과학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이를 이해하려는 의지가 올바른 이해의 토대이자 '과학문화'일 것이다. 결국 과학문화가 토대가 된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랜 세월 과학자로 활동해 오면서 국민들이 과학적 소망을 높이고 우리 사회 전반에 과학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과학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특히 원자력을 둘러싼 오해와 잘못 알려진 지식으로 인해 발생되는 갈등과 대립을 보면서 더욱 그러한 생각이 든다.
이 참에 민주주의의 참뜻을 살리면서 입지지역 주민 개개인에게 주어진 원자력이라는 과학기술의 선택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그 결과로 참여정부 등장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러 국책사업 해결의 한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0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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